관리 메뉴

마음이 비에 젖다~

제 11회 한국100km 걷기 대회 2편 본문

길- 걷기일상/100km 걷기대회(무박2일)

제 11회 한국100km 걷기 대회 2편

태풍노을 2018. 10. 29. 11:29

11회 한국100km 걷기 대회


아침을 먹고 출발한다. 괜히 길 표시도 제대로 안 되어 있다고 불평을 터 트려 본다. 체력도 그렇지만 힘드니 정신력도 딸리는가 보다. ㅎㅎㅎ 

아침을 먹고 우리 일행 3명은 같이 출발한다. 그렇지만 아침을 먹고 1시간 정도 걷다가 체력좋은 선생님을 먼저 보내준다. 괜히 우리랑 같이 걷다가 우리 페이스에 말려 더 힘들 것 같아 제발 먼저 가 달라고 신신 당부해 먼저 보낸다.

난 길에서 막대기 하나를 주워서 막대기를 의지하며 걷는다.

이제 왼쪽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않고 싶고, 주저 앉으면 일어나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난 계속 쉬지 않고 걸으려고 다짐한다.

 

100km를 걸으면서 내가 제일 속상한 점은 코스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코스만이라도 정확히 인지했다면 지금이 어느정도 위치이고 얼마나 남았는지 알수 있다면 대충 계산이 되어 쉽게 갔을것을 ~~

 

혹시 앞으로 100km 참가해 도전해보실 분이 있다면 꼭 숙지하고 가셔야 할 부분은

첫번째 반드시 코스를 익히고 가시길 간곡히 부탁한다. 흔히들 난 걷는거 좋아해서 잘 걸을수 있어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70km 가 넘어가면 힘들어 하신다. 그러니 전체 코스를 다 익히지 않더라도 최소한 70km 이상 구간의 길을 꼭 익히고 출발하시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지역 거리상 힘들다면 다음 지도로 라도 꼭 한번 걸어보시는 것이 굉장히 도움 되고 힘이 덜 든다라고 ~~~

 

이렇게 아쉬운 생각으로 죽지 못해 걷다보니 저기 앞에 돼지문화원이 보인다 돼지문화원 언덕을 치고 올라가는데 어찌나 힘들고 괴롭기만 한지,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는 그런 추억을 하고 싶지 않다.

주변에 꽃들도 많이 피고 원주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었나 생각도 해 본다.

아직도 힘이 남았나 보다, 앞에 가는 분들의 인증샷을 찍는 것 보면 ㅎㅎㅎㅎ


9시쯤 넘어서자 주변 지인들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한다.

어떻게 잘 걷고 있는지? 데리러 가지 않아도 되는지? 포기할 생각은 없는지? 미치지는 않았는지?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냥 웃음만 나오고 한숨만 나온다.

그 와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형한테서 전화가 왔다. 사람들은 벌써 들어오는데 넌 어디쯤이니? ㅎㅎㅎㅎ

맥빠지고 힘빠지는 소리이지~

형 나 열심히 걷고 있는데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야 ㅎㅎㅎㅎ

이렇게 웃음으로 넘기며 힘을 내어본다.



80km 지점을 넘으니 이제 포기하면 아까워서라도 포기 못 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걷는다고 마음 먹는다.

사실 같이 간 젊은 선생님이 내 옆에 있지 않았더라면 난 포기 했을수도 있다. 그 젊은 선생님도 내가 없었으면 포기했을거라고 한다.

우리는 그렇게 둘이 의지하며 걸어본다.

같이 간 일행의 마지막 인증샷을 찍어준다. 나는 힘들어서 사진 찍을 마음도 없다. ㅎㅎㅎㅎ

우린 이렇게 마지막 인증샷을 찍고 페이스때문에 각자 가기로 했다. 

빨간옷을 입은 선생님은 산을 워낙 많이 타서인지 쌩쌩하다. 조심스럽게 먼저 가겠다고 한다.

앞에 있는 선생님은 생전 처음 걸어본다고 한다. 너무 멋지다. ㅎㅎㅎ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 이렇게 잘 걷다니 역시 젊음이 좋다. 선생님은 힘들어 죽을려고 한다.


나 또한 한걸음 한걸음이 나에겐 너무 힘들고 벅차다. 포기할까 걸을까 ~~~

하하 항상 사람에게는 악과 선이 존재하듯이 악마의 유혹은 계속되고 있었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가려면 다 같이 가라라는 속담이 내 머리를 계속 어지럽힌다.

 

내가 힘이들어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데 사람들이 나를 앞서 나가기 시작한다.

가끔 힘내라고 다 왔다고 격려해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아직도 힘이 남아 있는 분들게 물어본다. 아니 어떻게 그렇게 잘 걸으세요 라고 물었더니?

걷는것도 배워야 한다고 한다. 나보고 걸어 봤냐고 해서 처음이라고 했더니 사람들이 놀란다.

 

걷는자세도 배우고, 쉬는 자세도 배우고, 중간에 몸푸는 자세도 걸어야 힘들지 않다고 바른자세를 배우라고 한다.

 


그래서 난 물어본다. “아니 걷기도 가르쳐 주는 곳이 있나요?”

ㅎㅎㅎㅎ 지금 생각하면 ~~~~

 

걷는거 배워야 합니다. 가르쳐 주는 곳이 많으니 배우고 걸으세요 라고 말해 나는 깜짝 놀란다.

 

아 그랬던거 였어, 걷는 것도 배워야 했어. 걷는 자세 쉬는 방법 등등~~

이것을 이제야 알다니 속상하다. ㅎㅎㅎㅎ

 

아래 사진은 나에게 걷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신 분이다. 


돼지문화원에서 내려가 송정자전거 정거장에서 마지막 숨은 스템프를 찍고 섬강 뚝길에 들어선다. 나는 가방을 메고 있어 아내에게 도움을 청해보기로 한다.

여보 미안하지만 내가 걷고 있는곳에 와서 가방좀 받아가 줄수 있나요?‘

아내는 흔쾌히 오겠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는 여기가 어딘지 설명할수도 없고 계속 걸어가고 있어 어디로 오라고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래서 출발할 때 전화 주세요 라고 이야기 하고 또 걷는다.

 

1분이 얼마나 힘든지, 1km가 얼마나 먼지 몸소 체험해본다.

사람들에게 난 말한다. 100km 얼마나 힘드냐고, 50km 걸어봤는데 하나도 힘들지 않는데 100km 안 힘든거 아니냐고? 우하하하하하

 

걸어보세요 60km 넘어가면서 내 몸의 변화가 어떤지 한계를 체험해 보세요~

신세계를 맞보실 거예요 라고 이야기 해 본다.

 

마을의 대표 구멍가계인 은행상회를 지나 드디어 호저면 뚝길에 들어서 아내에게 전화가 온다 어디로 갈까요?

나는 호저면주민센터로 오라고 이야기를 하고 걷는다.

한참을 걷다 아내와 아들의 차가 보인다.

난 가방과 내몸의 있는 소지품들을 모두 주고 막대기 하나만 의지한채 마지막 쉼터인 호저면주민센터를 벗어난다.

원주시 강변에 접어들어 이제야 길을 정확히 아는 길이 나와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 걷기 코스 90km  지점 >


자 이제 10km 가 남았다. 내 계산으로 다리 하나와 하나 사이가 거의 1km정도가 된다.

이제 다리를 몇 개만 가면 목적지에 다가온다.

마지막 10km가 얼마나 힘이들고 , 멀게만 느껴지는지 이제야 체험을 한다. 정말 몸소 체험해 보아야 한다고 ~

 

군전역한지 24년이 지났다. 그간 많은 역경과 고통도 있었지만, 지금이 제일 나에게는 고통스럽다.

원주천에서 다리 하나 하나를 지날때마다 잠시 쉬어본다.

앉으면 눞고 싶고 누우면 자고싶은 말이 절실하다. 잃어 나기가 싫다.

같이 걷는 선생님도 많이 지쳐 힘들어 한다. 그렇지만 서로 서로 격려하며 열심히 걸어본다.

 

원주천 마지막까지 왔을때쯤 아는 사람들이 마중나와 있다. 얼마나 반가운지 눈물이 날 지경이다.

이제 정말 남은 거리가 1km 남았다.

그렇지만 나의 핸드폰 거리는 101km 가 나왔다. 나름 열받아서 화가 난다.

왜 거리가 틀린거야

이따위로 거리를 측정했어 라고 궁시렁 궁시렁 거려 본다.

이런생각 저런 생각에 걷다 또 거다, 이제 출발한 원주 따뚜 경기장이 눈 앞에 들어온다. 마지막 힘을 내본다.

 

인간의 한계를 도전하는 100km 걷기행사 가운데 최장거리인 100km 코스를 24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는 국내 유일의 공식대회......,

와 인간승리이다.

22시간 50분 만에 도착해 이름을 말하고 100km 완보증을 그 자리에서 받는다. 너무나 감동스럽고 내 자신이 뿌듯하다. 나와의 정신력 싸움에서 이겼다는 생각, 그간의 만난 사람들, 친구들, 가족들 모두의 얼굴이 주마등 같이 지나간다.

 


난 온간 인상을 찌푸리며 완보증을 받았는데, 내 다음 사람들이 15명 정도가 단체로 우루루 들어왔다.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였다.

그래서 난 물었다. 힘들지 않느냐고~~

 

ㅎㅎㅎ 그랬더니 공복대사님한테 걷기를 배웠다고 다들 이야기 한다.

우앙 걷기를 배웠다고

나도 오기가 생겨 걷기를 배워야 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

암튼 사람들고 같이 기념 사진을 찍고 밥을 먹으러 가자고 하는걸 난 사양했다. 이유는 너무 힘들어서 였다.

난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아내와 만났다. 썬글라스를 쓰고 있지 않았으면 큰일 날뻔 했다.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은 왜일까?

 

난 집으로 돌아와 거실 바닥에 누웠다.

몸은 계속 더웠다. 다리에 한 테이핑을 때려하자 살점이 뜯어져 나와 중단하고 그냥 잠이 든다.

 

오후 5시가 넘어서 눈을 뜨고 욕실에 들어가 찬 물로 샤워를 하고 몸의 열기를 다시한번 식혀본다.

몸이 정상 체온으로 돌아가자 테이핑도 잘 떨어진다.

 

월요일날 학교로 출근한다.

난 쩔뚝쩔뚝 걸어 다닌다.

선생님들이 나에게 묻는다 어떻게 됐냐고?

100km 충분히 걸을만하다고 도전해 보라고~~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