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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비에 젖다~

제 11회 한국 100km 걷기 대회 개회 본문

길- 걷기일상/100km 걷기대회(무박2일)

제 11회 한국 100km 걷기 대회 개회

태풍노을 2018. 10. 27. 23:15

11회 한국 100km 걷기 대회 개회 / 원주 걷기 대회/ 24시간 걷기대회/ 1박 2일 걷기대회

 

국내 4대 걷기그랜드슬램대회 가운데 하나인 한국 100km 걷기대회2017415 원주 따뚜공연장에서 개최되었다.

 

지난 대회에 처음 출전했는데 난 사실 걷기를 좋아한건 아니다. 그냥 어릴적 부모님께 버스비를 받으면 버스비로 용돈을 쓰고 매일 매일 걸어다녔다. ㅎㅎㅎ 그래서 걷기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마침 같이 근무하는 선생님 한분이 철인 3종 경기를 하시는 분인데 철인 3종경기도 여러번 참석했고, 100km 걷기대회를 참가해 완주하셨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우연히 듣다가 나도 한번 나가봐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같이 참석할 사람들을 학교에서 수소문 한 결과 걷기대회에 3명이 출전하기로 했다.

 

내가 그중에 나이가 제일 많았고, 선생님 한분은 매주 등산과 걷기로 체력을 쌓아놓은 분이고 또 한 선생님은 그냥 젊음만 믿고 참가 신청서를 냈다. ㅎㅎㅎㅎ

군대를 전역한지도 25년째가 되어간다. 군대에서도 주특기가 기갑이라 보병에 비해 거의 걷지 않았다.

 

난 이렇게 무모한 도전이 시작되었다.

나는 나의 나이를 잃어 버린채, 그냥 내 체력만 믿고 있었다

나의 체력평가는 줄넘기를 한번도 쉬지않고 2,000개 이상을 할수 있기 때문에 내 자신이 체력이 좋다라고 생각했다. 평소 권투를 조금 해서 줄넘기를 많이했기에 무조건 체력이 좋을 거라는 생각 ㅎㅎㅎㅎㅎ

 

이렇게 시작한 무한도전~~

가즈아~ ㅎㅎㅎ 선생님들과 100km 신청서를 냈지만 불안감은 여전히 엄습해 온다. 우리는 혹시 모를 불안감을 떨쳐 버리기 위해 2주전 예행연습을 하였는데 목표는 30km ~~

작년에 100km 걸은 선생님을 필두로 새벽 6시에 만나 무작정 걸어 보았는데 연습은 성공적이었다.

역쉬 나는 체력이 짱이야 라는 생각을 하고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시간을 보낸후 드디어 결전의 날이 되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5만원씩 내고 미치지 않고서야 그 좋은 걷기를 하면서 몸을 혹사시키냐고 꼭 걸어야만 했니? 꼭 걸었어야만 했니?” 라고 묻는다.

이렇게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대답한다.

이건 걷기가 아니라 나와의 정신력 싸움이라고 내 정신력이 어느정도 인지 시험해 보고 싶다고 대답을 한다.

 

나는 블로그를 뒤져 100 km 참가한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뭐 이정도 쯤이야 충분히 자신감이 있었다.

드디어 100km 걷기의 그날, 같이 참가하는 선생님들과 1230분에 모여서 나름대로 인터넷에서 배운 테이핑도 하고 사전 긴강감을 풀어본다. 난 등번호 546번의 배번을 받았다.

 

 

드디어 집합시간이 되어서 몸을 풀기 체조를 한다.


<제일 앞줄 2번째 반팔을 입고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나이다.>

 

긴장감에 몸을 열심히 풀고 꼭 성공하리라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ㅎㅎㅎ

드디어 출발이다. 출발 긴장되고 행복하고 기대되고, 암튼 모든 생각들이 교차된다.




100km 코스를 보자면

따뚜공연장 풍년고개(7.4km) 연세대노천극장(화장실) 양안치재정상(17km) 귀래복지회관(26km, 화장실, 저녁) 주포2리마을회관(29km) 단강1리마을회관(37.6km, 화장실) 솔미교(41km) 부론초교(46.8km)두꺼비오토캠핑장(52.5km) 문막생활체육광장(62.7km) 오성숯불갈비(74.1km, 화장실, 아침) 돼지문화원(79km) 호저면사무소(89.6km) 원주따뚜공연장(100km)

 

오후 2시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마자 우리는 열심히 걷는다. 그렇게 선두는 아니지만 앞쪽에서 치고 나가기로 마음먹고 5.5km ~ 6km 속도로 우리들의 페이스를 지키며 걷는다. 같이 참가한 선생님 한분은 긴장이 되는지 자꾸 화장실에 들른다. ㅎㅎㅎㅎ

 


역쉬 난 체력이 살아있다. 귀래복지회관 26km까지 아주 기분좋게 도착하였다. 우리는 저녁을 먹고 테이핑 및 양발등을 정비하고 이제 야간봉을 하나씩 부여받고 야간 행군을 시작한다.

정말 힘이 남아돌았다. 앞에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으면 우리는 속도를 내며 무조건 치고 나가고 노래도 같이 흥얼흥얼 즐겁게 부르며 걷는다.

11시쯤에 부론초교에 도착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생각에 오늘 밤 마지막 정비를 위해 잠시 머무른다. 그때까지도 우리 일행은 지친 기색도 없이 할만하다고 생각했고 힘이 남아 돌았다. ㅎㅎㅎㅎ



아내가 간식과 새벽에 필요한 물품들을 갖다주고 필요하지 않은 것들을 다시 차에 싫어 갔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까지 걸을려고 마음 먹었는지 봉고차에 오르는 분들도 많이 있다. 우리는 정비를 마친후 부론초에서 출발~~ 고고싱~~ 가즈야~~

 

부론초교에서는 강변길로만 아침까지 걷는다. 새벽이 되니 쌀쌀하다는 생각이 든다. 강변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다. 그러다 마주친 문막생활체육광장(62.7km) 에 도착해 컵라면을 먹는다.

난 이제 컵라면 생각도 없다. 너무 너무 춥다는 생각과 체력이 바닥났다는 느낌이 나를 무섭게 한다. 같이간 선생님들은 아직 젊었기에 컵라면을 받아들고 컵라면을 먹는다.



 

난 도저히 컵라면을 먹을수가 없어 선생님들에게 말한다.

난 먼저 출발한다고, 같이 가다보면 내가 지쳐 못 따라갈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나 먼저 출발할테니 천천히 따라들 오라고 이야기 한 뒤 먼저 출발한다.’

 

지금 생각해도 고통의 기억이 너무 생생하다. 그렇게 먼저 출발하면서 나혼자가 된 밤길을 걷는다. 힘들고 지친다. 그래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내가 아는 군가란 군가는3~4번씩 큰소리로 계속 부르면서 스스로에게 힘을 내 보며 기운을 북돋는다.

 

군대에서 구보하면서 너무 힘들 때 군가를 시키는 이유를 이제야 완전히 알수 있다.

 

그렇게 한시간을 걷다 보니 동료들이 나를 따라 잡았다. 아 이렇게 저질 체력인가 싶은 생각이 나를 괴롭혔지만, 난 속으로 위안을 삼는다.

저 선생님들은 나보다 10년 이상이 젊다, 나도 30대 때는 저들보다 체력이 좋았다라고 자꾸 되내여 본다.

 

새벽이 밝아 오면서 나와 생판 처음 걸어보는 젊은 선생님은 점점 페이스가 떨어진다. 역시 산에 계속 다니고 체력관리를 하신 선생님은 체력이 좋다. 우리는 미안한 마음에 먼저 출발하라고 이야기 하고, 우리 둘이 처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열심히 앞만보고 걷는다. 드디어 간현유원지 앞을 지나 아침을 먹는 식당에 도착했다. 형광봉을 반납하고 사람들은 아침을 먹었지만 난 먹지 못하고 그냥 앉아서 잠깐 쉬기로 했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 시간 약 5분 정도 앉아서 잠시 눈을 붙여 본다. 

내 몸이 휘청 거리는 순간 놀라 눈을 떴다. 잠시 졸았나보다.

다시 자세를 가다듬고 신발끈을 고쳐메고 출발 준비를 한다. 그러자 동료들이 아침밥을 먹고 밖으로 나온다.

그만 여기서 포기할까? 여기까지만 와도 훌륭한게 아닌가 라는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다.

몇몇사람들은 봉고차에 올라 타 있다. 왜 그렇게 차 않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부러운지 ㅎㅎㅎㅎ

차 않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우리의 눈을 피한다. 아마 저들은 우리에게 미안해서 눈을 못 마주치는 것일거다

같이 끝가지 동참하고 함께 걸어야 하는데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나는 지금까지 올레길이 뭐고, 원주굽이길이 뭔지 전혀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나와는 다른 별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가끔 차를 타고 지나다 걷는 사람들을 보면 정신나간 사람들이라 치부해 버렸고, 뭐 그렇게 할 일이 없어서 이렇게 태양이 내리 쬐는데 걷고 있을까 한심해 보이기도 했고, 개미와 배짱이에서 배짱이 일것이라고 생각하며 욕하기도 했다. ㅎㅎㅎ

 

아 앞에서 걷는 저 사람들은 어찌 저렇게 잘 걸을까?

내가 저질 체력일까?

아 나는 왜 이럴까?

암튼 오만가지의 생각들이 다 난다.

부모님 생각도 나고 아내와 아이들 생각도 나고 ㅎㅎㅎㅎ

 

정말이지 1224시간 걷기대회는 정신력의 싸움이 확실 하다.ㄴ

정신력의 싸움일까, 체력의 싸움일까~~~~

아무튼 나는 포기하지 않을것이다 끝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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