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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비에 젖다~

죽이고 싶은 아이 줄거리 서평 본문

마음 이야기/문학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 줄거리 서평

태풍노을 2023. 6. 19. 08:51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작가 이꽃님 신작

팩트는 중요하지 않아. 사람들이 믿는 게 더 중요하지.”

조각난 진실과 부서진 믿음에 관한 이야기

압도적 몰입감, 휘몰아치는 전개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놀라운 이야기

 

십 대들의 외롭고 불안한 내면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주는 작품으로 주목받아 온 이꽃님 작가가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놀랍도록 흡인력 있는 작품으로 돌아왔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한 여고생의 죽음이라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건넨다.

 

소설의 주인공인 주연과 서은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어느 날 둘이 크게 싸운 어느 날,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 죽어서 발견됩니다. 주연은 그날 일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서은을 가장 마지막에 만났기 때문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주연이 체포되게 됩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주연은 그날의 일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주연은 정말 서은을 죽였을까?

모두가 주연을 범인으로 생각하고 있는 상황, 주연은 그날 일을 기억하고 싶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고 프로파일러의 물음에도 아무 답변을 할 수 없습니다.

 

프로파일러의 물음에 주연의 눈에 경계하는 빛이 서렸다. 마치 컴퓨터에 입력된 프로그램이 작동하는 것처럼 서은의 죽음에 관한 질문에 주연은 낮게 으르렁댔다.

내가 죽인 거 아니라고요.“

프로파일러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연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다.

네가 죽였다는 말은 한 적 없는데.“

”.......,“

주연은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프로파일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런 주연을 한참이나 마주 보던 프로파일러가 마지막 인사를 건네듯 입을 열었다. <죽이고 싶은 아이>중에서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이고 용의자가 여고생이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며 신문과 방송사에서 앞다투어 이 사건을 취재하게 됩니다.

문제는 취재 과정 중에 주연은 괴물이 되어갑니다.

 

이야기는 주연과 서은에 대해 증언하는 열일곱 명의 인터뷰와 주연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인터뷰이에 따라 주연과 서은이 어떤 아이였는지, 둘의 관계는 어땠는지가 시시각각 변모해 간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독자들에게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친구들 이야기로는 주연이 서은을 종처럼 부리면서 괴롭혔다는 것과 서은이 남자친구가 생기자 주연이 그걸 몹시 싫어했고, 나쁜 소문을 퍼트려서 괴롭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주연은 일부러 서은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을 냈다.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내지 못하게 하면 서은이 다시 돌아올 줄 알았기에......,

 

주연 또한 이렇게 행동하는데 이유가 있었습니다. 남들 보기엔 부잣집에서 부유하게 자라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매우 외롭고 부모로부터 따뜻한 사랑 조차 받지 못한 아이라는 걸.....,

 

서은이가 죽던 날 서은이 주연에게 충격적인 말을 하는데요

☞ ”어차피 널 친구라고생각한 적도 없으니까. 다른 친구 생길 때까지만 참는다는 게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네. 나한테 너 이용하는 거냐고 물었지? 맞아 너 이용했어. 넌 내가 필요하다고 하면 뭐든 줬으니까. 마음만 먹으면 이용할 수 있었거든.“

 

 

☞ ”주연은 친구를 위할 줄 몰랐고 언제나 친구가 곁에 있을거라고 여겼다. 친구에게 함부로 굴었고 표현할 줄 몰랐으며 좋으면서도 틱틱댈 줄밖에 몰랐다.

 

그럼에도 주연은 한 번도 서은을 친구로 여기지 않은 적이 없었다. 주연에게 서은은 힘들 때, 외로울 때, 기쁠 때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었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며, 기댈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서은은 잃는다는 건, 주연에게 힘들 때, 외로울 때, 기쁠 때 언제나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사람이 사라진다는 걸 의미했다. 그래서 주연은 서운과 나눈 마지막 대화를 잊기로 했다. 서은과의 마지막 기억을 지우고 착하기만 하던, 언제나 자신 곁에 있어 주던 서은만을 남겼다. “

 

마지막 목격자의 증언으로 서은은 주연을 죽이지 않았지만 죽인 범인이 되었습니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보이는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이 얼마나 야만적인지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이꽃님 작가의 전작들이 십 대들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였다면, 죽이고 싶은 아이는 십 대들의 곁에 선 작가가 진실이 멋대로 편집되고 소비되는 세상에 던지는 서늘한 경고라고 할 수 있다.

 

 

 

출판사 서평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작가 이꽃님의 신작

조각난 진실과 부서진 믿음에 관한 이야기

 

2018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발표한 이후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아온 이꽃님 작가가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결의 강렬한 신작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지금 십 대들이 놓인 팍팍한 현실과 이들의 외롭고 불안한 내면을 다루고 있다는 점은 같지만, 이번에 작가가 선택한 방식은 다정한 위로가 아닌 서늘한 경고이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한 여고생의 죽음을 둘러싼,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이다. 작가는 이 소설이 진실과 믿음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하며 이렇게 고백한다.

 

이 소설은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종종 진실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이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_작가의 말 중에서

 

“17세 소녀가 유력한 용의자입니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놀랍도록 흡인력 있는 이야기

 

소설의 중심인물인 주연과 서은은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둘도 없는 단짝 친구다. 두 사람이 크게 싸운 어느 날, 학교 건물 뒤 공터에서 서은이 시체로 발견되고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주연이 체포된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주연은 그날의 일이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학교에서 죽어 간 열일곱 살 소녀

한 기자의 보도로 알려진 이 사건은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게 되고 방송국은 앞다투어 특집 프로그램까지 편성해 가며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선정적인 보도를 내보낸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 사람들의 증언은 점점 주연을 범인으로 가리킨다.

주연은 정말 서은을 죽였을까? 소설은 주연과 서은에 대해 증언하는 열일곱 명의 인터뷰와 용의자인 주연의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독특한 방식으로 전개된다. 인터뷰이에 따라 주연과 서은이 어떤 아이였는지, 둘의 관계는 어땠는지가 시시각각 변모해 간다. 작가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듯하다가도 영리하게 비껴간다. 인터뷰가 거듭될수록 점점 주연이 어떤 아이인지 알 수 없다. 이처럼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는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독자들에게 읽는 내내 심장이 쫄깃거리는 긴장감과 끝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팩트는 중요하지 않아. 사람들이 믿는 게 더 중요하지.”

진실이 멋대로 편집되고 소비되는 세상

 

이 소설은 심리 미스터리 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위의 부러움과 시샘을 한몸에 받던 주연의 숨겨진 얼굴이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속속 밝혀지는 장면을 보며 성급한 독자들은 결국 진실은 언제가 밝혀진다는 오래된 명제를 떠올리며 안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찬찬히 들여다보면 작가는 범인이 누군지 혹은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사건의 실마리를 추적해 가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과 그 속에 담긴 각각의 욕망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주연의 부모와 변호사의 모습을 통해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연의 부모는 주연을 자신들의 욕망을 투사하는 대상으로만 여길 뿐 정작 주연이 원하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변호사 역시 자신의 커리어에만 온통 신경이 가 있을 뿐 주연이 비명처럼 외치는 호소에도 귀를 열지 않는다. 자신은 서은을 죽이지 않았다고 절규하는 주연에게 변호사는 사무적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이 믿으면 그게 사실이 되는 거야. 팩트는 중요한 게 아니라고.”

재판에서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변호사의 말에는 거부할 수 없는 위력이 담겨 있다. 그 말이 단지 소설 속 이야기만이 아님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이제 더 이상 미디어는 진실이 아니며 여론은 정의가 아니다. 가짜뉴스, 유언비어, 악성 루머는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가고 타인의 불행을 먹이 삼아 이어지는 댓글 테러, 신상털이, 마녀사냥은 그칠 줄을 모른다. 온갖 예단과 억측이 강물처럼 흘러 다니지만 누구도 그걸 막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자기 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저 기분 내키는 대로 농담처럼 즐기고 가볍게 소비할 뿐이다. 청소년들의 놀이터인 인터넷 공간은 마녀사냥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어른들도 속절없이 끌려가는 깨진 거울과도 같은 세계에서, 청소년들은 더 쉽게 휘둘리고 더 쉽게 상처받는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이런 적나라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보이는 대로만 보고,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이 얼마나 야만적인지를 독자들의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또한 조각난 진실의 파편이 멋대로 편집되고 소비되는 세상에서는 그 누구도 평온할 수 없음을 섬뜩하게 경고한다.

 

나한테 네가 필요한 것처럼, 너한테도 내가 필요해!”

잔인한 서사를 지탱하는 건 결국, 서로를 향한 마음

 

죽이고 싶은 아이는 비극적 사건을 통해 우리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가치들이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준다. 빗나간 인과응보, 잘못된 모성애, 어긋난 가족 관계, 조각난 진실 속에서 독자들이 선명하게 알게 되는 것은 용의자인 주연이 몹시 외로운 아이였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주연의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이해해 준 사람은 서은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마음 둘 곳 없는 외로운 아이 주연은 유일하게 마음을 내어 준 서은이 자신을 등졌다고 느낀 순간 무섭게 폭주한다. 서은에 대한 애정이 과도한 집착으로 변한 것이다. 관계에 서툰 주연에게는 서은의 급작스러운 변모가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으로 다가갔으리라.

주연에 비할 수는 없지만 관계에 서툴기는 서은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경제적인 어려움은 있었지만 정서적으로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따듯한 환경에서 성장한 서은은 주연과 달리 이해심도 많고 사람을 보듬을 줄 아는 아이였다. 그러나 주연의 끝없는 투정과 안하무인까지 참아내기에는 서은 역시 불안한 십 대 소녀일 뿐이었다.

십 대 청소년에게 친구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예민한 과제이다.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친구가 한 사람만 있어도 불안은 누그러들고 어려움도 견딜 만해진다. 주연과 서은의 관계도 처음엔 그랬다. 하지만 관계 맺기에 서툰 아이들의 우정은 조그마한 균열에도 쉽사리 흔들리고 깨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별을 겪는다. 특히 자기 정체성이 형성되어 가는 청소년기에 겪는 이별은 더 가슴 저미는 상실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주연의 폭주는 상실감을 충분히 애도하지 못한 이들에게서 나오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가지며 상실을 애도한 사람만이 다시 길을 갈 수 있고 먼 길을 거쳐 이윽고 어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그런 시간을 허락하지 않는다.

죽이고 싶은 아이는 강렬한 서사와 독특한 소설적 구조 속에 우리 사회의 근원적인 문제를 잘 녹여 내는 동시에 오늘의 청소년 문제가 비단 그들만의 문제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 주는 작품이다.

 

 

이꽃님 작가소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메두사의 후예로 등단하여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로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지은 책으로 청소년소설 , 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중2020, 이름을 훔친 소년2015,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공저), 동화악당이 사는집, 귀신 고민 해결사2019,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2023, 그리고 죽이고 싶은 아이2021,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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